오디세이 촬영지 시칠리아, 2박 3일 여행 계획 1편
오디세이 촬영지 시칠리아, 2박 3일 여행 계획 1편
그리스 펠로폰네소스를 두 발로 다 걷고 나서도, 이상하게 이 영화는 놓아주지 않았다. 오디세우스가 진짜로 떠돌았을 법한 바다가 아직 하나 더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 시칠리아 서쪽, 에가디 제도. 이타카 왕궁이 있던 곳도, 세이렌의 노래가 울렸다는 해협도 전부 그리스가 아니라 여기, 시칠리아였다는 걸 알고 나서는 다음 계획서를 안 쓸 수가 없었다.
오디세이 촬영지 시칠리아 여행, 그 3부작 중 1편이다 — 명소와 동선. 숙소·맛집은 2편에서, 항공권과 예산은 3편에서 정리하기로 하고, 이번엔 어디를 왜 가는지, 어떻게 이어 다닐 수 있는지부터 확정해두려 한다.
- 이동 팁 — 트라파니를 거점으로 잡고, 파비냐나·레반초는 페리로 당일 왕복하는 동선이 가장 현실적이다.
- 시간 배분 — 스트롬볼리는 트라파니에서 완전히 반대편(밀라초 경유)이라 3박4일 안에 다 넣기엔 빠듯하다. 이 부분은 아직 확정을 못 했다.
- 준비물 — 파비냐나 카스텔로 등산로는 편의시설이 없어 물과 모자를 미리 챙겨야 한다.
카스텔로 디 산타 카테리나 — 파비냐나, 이타카 왕궁이 있던 자리
영화에서 페넬로페가 베를 짜고, 구혼자들이 잔치를 벌이다 최후를 맞는 이타카 왕궁의 외관이 이 폐성에서 촬영됐다. 성 내부는 LA 스튜디오 세트로 따로 찍었다지만, 외관만큼은 진짜 이 산 정상이다. 촬영 당시 배우와 스태프는 차량 도로가 없어 3주 동안 매일 아침 274m 높이의 가파른 산길을 걸어 올라갔다고 한다 — 헬리콥터를 쓴 날도 있었다니, 이 성이 얼마나 접근하기 힘든 곳에 있는지 짐작이 간다.
입장료와 운영시간
성은 현재 폐쇄된(abandoned) 상태로, 정식 매표소나 운영시간이 없다. 접근은 대체로 자유롭지만 공식 입장료 체계 자체가 없다. 다만 2026년 현재 실제 개방 여부나 시간 제한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어, 파비냐나 지자체 관광안내소(Pro Loco Favignana)에 현장 확인을 권한다.
둘러보는 팁
파비냐나 중심가에서 참치 어장(구 톤나라) 뒤편 도로로 들어가 소나무·돌담 사이 오르막을 걷다가, 갈림길에서 차를 세우고 도보로 전환해 포장 계단을 따라 정상까지 오른다. 등산로 진입부터 정상까지 약 30~45분, 왕복+관람까지 합치면 최소 1시간 이상 걸린다. 난이도는 중상급 — 계단이 불규칙하고 노출 구간이 있어 그립감 좋은 신발이 필요하다. 정상 고도는 약 310m, 360도로 파비냐나 전체와 레반초·마레티모·트라파니 해안선까지 파노라마로 보인다. 등산로 입구 주차장·화장실 유무는 자료마다 명확하지 않아 현장 확인이 필요하고, 정상부에는 편의시설이 전혀 없다. 햇빛이 심하니 오전 이른 시간이나 늦은 오후 방문을 권한다.
📍 카스텔로 디 산타 카테리나 구글맵레반초섬 — 오디세이보다 훨씬 오래된 시간의 섬
에가디 제도 중 가장 작은 섬. 영화 속에서는 “험준한 해안선” 배경으로 등장한다고 하는데, 정확히 어느 장면이 여기서 찍혔는지는 자료마다 확실하지 않다 — 이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봐야 할 부분으로 남겨둔다. 대신 이 섬에는 영화보다 훨씬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그로타 델 제노베제(Grotta del Genovese)라는 동굴에 구석기(약 1만 년 전)부터 신석기(6000~7000년 전)까지의 암각화와 벽화가 남아있다. 항구 근처 인포포인트에서 입장권을 사서 가이드와 함께 들어가는데, 약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가는 법과 소요시간
레반초섬 안에는 차가 거의 없어 도보나 자전거로 다닌다. 항구 옆 작은 해변 칼라 도가나부터 시작해서, 파랄리오네 해변, 자갈이 깔린 칼라 프레다, 좀 더 야생적인 칼라 미놀라까지 — 걸어서 하나씩 둘러볼 수 있는 크기다.
먹을 곳
섬 전체에 식당이 3곳뿐이고 그중 2곳은 바(bar)를 겸한다 — Bar Romano와 Bar Arcobaleno, 둘 다 칼라 도가나에서 바다를 보며 앉을 수 있는 테라스가 있다. 빵집 겸 델리인 La Panetteria La Chicca에서는 파니니·판넬레·아란치니 같은 간단한 먹거리를 판다. 선택지가 많지 않은 만큼, 여행 당일 컨디션에 맞춰 그때그때 고르면 될 것 같다.
📍 레반초섬 구글맵에올리에 제도, 스트롬볼리 — 아이올로스의 바다
호메로스가 그린 신화 속 장면들이 실제로 촬영된 곳은 스트롬볼리 자체가 아니라 그 옆 리파리섬이었다. “방황하는 바위”로 묘사되는 파랄리오니 디 리파리(두 개의 해식기둥), 오디세우스가 돛대에 묶여 세이렌의 노래를 견디는 장면이 찍힌 얕은 바다 피에트라 델 바뇨, 여섯 머리 괴물 스킬라가 선원들을 덮치는 해협 장면이 찍힌 바실루초섬 인근 스콜리오 스피나촐라 — 전부 실제 좌표가 확인된 촬영지다. 스트롬볼리 활화산 자체는 이 신화 장면들의 시각적 배경으로 쓰였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 화산에서 촬영이 이뤄졌는지 아니면 배경으로만 등장하는지는 자료마다 표현이 갈려서, 여기서는 “배경으로 활용됐다” 정도로만 조심스럽게 적어둔다. 촬영 중 우연히 나타난 야생 돌고래 무리가 최종 편집본에 그대로 담겼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화산 트레킹
스트롬볼리는 지금도 활동 중인 화산이라, 정상 분화구 접근은 2026년 현재 전면 금지 상태다. 일반 여행자용 공인 가이드(AGAI) 트레킹은 최대 고도 400m까지만 허용되고, 총 거리 약 6km에 소요시간 약 5시간, 요금은 1인 30유로(10~12세는 15유로, 헬멧과 가이드 포함)다. 화산·기상 상황에 따라 코스가 실시간으로 바뀌거나 취소될 수 있어 출발 직전 재확인이 필수다.
어떻게 갈까
밀라초 항구에서 페리나 수중익선으로 들어간다. 밀라초→스트롬볼리 직항 수중익선은 약 1시간 5분, 경유편은 최대 3시간 15분, 페리는 약 6시간이 걸린다. 문제는 밀라초가 트라파니에서 시칠리아 섬을 완전히 가로질러야 하는 거리라는 점이다 — 자동차로 3~4시간, 대중교통이면 팔레르모를 경유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3박4일 일정에 파비냐나·레반초와 스트롬볼리를 전부 넣을지, 아니면 스트롬볼리는 다음 기회로 미룰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우선순위를 조정하거나 일정을 하루 이틀 늘리는 쪽으로 생각 중이다.
📍 스트롬볼리 구글맵오디세이 촬영지 시칠리아 동선 — 트라파니를 거점으로
트라파니 비르지 공항에서 트라파니 시내·항구까지는 택시로 약 22분. 여기를 거점 삼아 파비냐나(고속선 약 30~50분)와 레반초(고속선 약 25분)를 각각 당일로 왕복하는 게 이번 계획의 뼈대다. 두 섬 다 트라파니에서 30~50분이면 닿기 때문에, 하루는 파비냐나에서 카스텔로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고, 다른 하루는 레반초에서 그로타 델 제노베제와 해변들을 걷는 식으로 나눌 생각이다. 스트롬볼리를 넣을지는 앞서 적었듯 아직 미정이라, 지도에는 우선 트라파니-파비냐나-레반초 동선만 표시해뒀다.
📍 트라파니 항구 구글맵그리스에서는 걷는 게 계획의 절반이었다면, 시칠리아는 페리 시간표가 계획의 절반을 차지할 것 같다. 아직 스트롬볼리를 넣을지, 등산로 입구에 정말 주차할 데가 있는지, 레반초 식당들이 카드를 받는지까지 — 확인해야 할 게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그래도 이타카 왕궁이 서 있던 산꼭대기까지는 일단 올라가 보기로 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동선에 맞춰 숙소와 맛집을 정리해보려 한다.
사진: Nicholas Ceglia, Oleg Oros, Enrica Tancioni, Salvatore Tonnara (Unsplash)
위 정보는 2026년 8월 기준이며, 입장료와 운영시간은 계절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정보를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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